초심(初心)으로 만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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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도각 댓글 0건 조회 543회 작성일 10-04-09 23:55본문
영산에 입사할 때의 초심(初心)으로 만난 인연!
2007년 3월말경 인터넷으로 구인광고를 보고 영산을 처음 찾았을 때.
면접장에 16명이 있었고, 그중에 5명으로 압축, 4월 9일 최종으로 내가 되었다고 들었을때의 가슴벅찼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재가방문은 처음이라 여러면에서 자신감은 넘쳤지만 첫방문때의 떨림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처음 만난 어르신은 83세의 오랜기간 노환으로 외로움에 방치되어진 분이었다.
주5일근무중 지친다하여 4일을 근무(10시~18시)하게 되었었는데 처음만난 날부터 신뢰감이 형성되리란건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으며 오로지 나의 진면목을 보여드리기 위해선 가식없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고 어르신께 미소로써 다가갔었다.
처음 방안에 들어갔을 때. 한편으로 놓여있는 방안의 침대에 구부정하니 누워계신 왜소하고 마른 노인의 퀭한 눈과 마주치게 되었다.
초면의 어르신께 가까이 다가가 눈높이로 앉아서
"어르신 잘 주무셨어요?
"뉘기요?
'네, 전 영산에서 나온 孝도우미에요. 어르신께서 무엇이 필요하신가? 도움을 드리려구왔어요.
"에~구! 고마워라!...
우선 어르신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간단히 나의 이력과 과거를 피력하고 어르신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것을 찾으려하며 필기도구를 꺼내들고 어르신에 대한 상황(나이, 가족관계, 다니시는 병원, 복용약.)등, 또 어디가 가장 불편하신지? 무슨도움이 필요하신지?(내가 해드려야 할일/ 물론 사무실에서 다 들었지만) 대상자에게 직접 말도 시킬겸 물어본다.(대상자 상태확인)
그 후, 어르신께 내가 만지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 하거나 미안해 하시지 않도록 부드럽게 말씀드린다.
'어르신! 지금부터 어르신의 몸을 깨끗이 닦아드릴께요?'
따뜻한 물에 적신 하얀수건을 두개 준비하여 내몸을 남에게 맡겼을 때를 생각하며 조심스레 어른의 밑을 닦고 흠뻑젖은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얼굴과 손발을 닦아드리고 정리된 침상에 어르신을 뉘이고 방안청소를 최소한으로 먼지가 나지않도록 한다.
이것저것 여쭤보며 아점(아침겸,점심)을 챙겨다 드리고 떠넣어드리며 같이 먹는다.(중환자일때는 절대 마주앉지말고 옆으로 않을것! 환자가 쓰러질것에 대비) 식후,
양치해드리고 다시 기저귀를 확인해서 교환해드리고 침상에 뉘어 쉬시도록 한다.(환자는 식사하는것조차도 스트레스로 힘드시니, 또, 식후엔 거의 소변을 누게되니 식후엔 반드시 기저귀를 확인한다.)
휴식시간에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경전/성경등을 읽어드리면 어느새 새근새근 숨소리도 고르고 편안한 모습으로 오수를 즐기실 때..처음엔 침대밑에서 누워 휴식을 가졌었는데. 며칠후부턴 침대에 누워 어르신의 구부러진 등을 맞대고 누워 있게 되었는데 너무도 좋아하시는 것이었다.
한동안 경전을 독송하다보면 어르신의 장손주(5세)가 나의 무릅에 앉아 내가 몸을 좌우로 살살흔드는 음률에따라 어린애기또한 흔들흔들, 어르신과 나사이에 누워있다보면 스르르 잠에빠지는 모습에 흐뭇해 하시는 어르신의 표정! 곱기도 하여라...
저녁을 5시20분경 차려다가 드리면 먹기싫다 하시면서도 떠넣어드리면 받아잡순다.
식후 양치해드리고 다시 기저귀를 갈아드린후 편안한 자세를 해 드리고 퇴근준비.!옷을 갈아입으면.
"에~구! 사람 그리운것 못견디겠어~"
'네? 어르신, 누가 보고 싶으신데요? 네! 말씀해 보세요!'
"에~구! 그렇게 말하는 사람!"
'어르신 하루종일 같이 있었잖아요. 집에가서 충전해 와서 내일또 종일 있을텐데요. 또 밤에는 막내따님이 와서 같이 잠을 자자나요?'
"가지말고 여기서 자면 안돼?"
번번히 헤여질때면 졸라대시던 어르신!
만난지 꼭 6개월여만에 마지막 가시기전날!
위와같이 가지않기를 바라시며 내가 가고나면 그리워지신다고 곁에 있기를 원하시는 님께
"빛으로 돌아오소서"라는 호스피스봉사중에 자주 부르던 찬탄가를 그당시 배우던 수화와 더불어 해드린것이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이야...
고인의 며느님 부탁으로 장례식내내 장례식장에 같이 있었고, 지방에 있는 선산의 장지까지 동행했었다.
고인의 49재일엔 년3회밖에 없는 휴가를 내어 참석하였고 그것을 끝으로 안녕!
가신지 3년!
지난달초에 가신님의 둘째따님이 어느날 전화! 대화중에 허리사이즈가 몇이냐? 는 말에 무심코 답변했었는데 어머님을 모신 사찰에서 택배를 보냈는데 겨울바지를 벗고 요즘입는 예쁜바지를 보내신것 아닌가!
아니 웬바지? 고맙다고 스님께 전화번호를 물어 통화!
'아니 웬바지를 보냈어요?
"사이즈 맞아요? 울 엄마한테 너무 잘해주셔서 엄마생각 날때마다 선생님을 잊을수가 없어서 뭐든 해드리고 싶어서..사이즈 맞아요?"
'애구! 우리 만난지가 몇년인데 제가 그대로 있겠어요? 바지가 째요.호호호'
"하하하~ 살빼고 잘 입으세요."
'이런것 받으면 안되는데...
"울엄마 위해서 기도나 해주세요. 시내에 나오시면 우리 가게에 한번 오세요. 맛있는 음식 대접할께요."
요즘 겨울바지를 벗고 그 예쁜바지를 입고 출근하고 있다.
나름대로 후회없는 케어를 하였다고 자부한다.
* 나는 내가 최고인줄 알았다, 아만심이 높았다고 봐야겠지!
그런데 3년을 영산에 있으면서, 또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뵙고 나를 up시킬수 있는 교육들을 받으면서 한가지 느낌이랄까, 깨달음이랄까? 내가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을 들게 한 사연이 있는데 그 사연은 기회될때 다시 올리리라...
중언부언 지껄이게 됨을 양해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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