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아니어도 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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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도각 댓글 1건 조회 642회 작성일 10-04-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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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가 아니어도 되는 것을...
 
 수서의 94세의 어르신(男)을 통하여 '나'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2009년 7월부터 지난 2월초까지 주2회를 방문하여 케어하였던 어르신인데 3월초께 퇴근중의 버스안에서 전화를 받았다.
 
어르신: 왜, 한번도 안오는거요? 전화도 없고..(서운하신 목소리)
         : 어르신 어쩐일이세요? 무슨일 있으세요?
어르신: 아니, 아무일도 없지만 그냥 왜 연락도 없나 하고.
         : 어르신 제가 수서쪽엘 가지않아서요. 어르신께 찾아뵐 짬이 없네요.
어르신: 그래도 한번 오시우.
         : 네, 그럴께요. 편안히 계세요.
 
위와같은 전화를 받고 어르신께서 나를 기다리고 계신줄 알았다. 그래서 지난달말경 이동변경이 있을즈음에 어르신께 전화를 드려보았다.
 
         : 어르신. 편안하셨어요? 제가 누군지 기억하시겠어요?
어르신: 그럼 기억하고말고, 어떻게 지내시우?
         : 저야 맨날 그렇지요, 어르신께 가는 선생님께서 잘해주시죠?
어르신:그럼 자식같이 여기고 있지. 점심을 사먹는다기에 찬이없어도 그냥 여기서 한
          술뜨라고 했어요. 그래서 같이 먹고 그래요.
         : 아유 잘되었네요. 어르신께서 사랑을 듬뿍 주시면 더 잘하게 되지요. 다음에
           다시 전화올릴께요.
 
 수화기를 내려놓고 휴유~하는 안도감과 '나'아니어도 되는구나! 하는 깨우침으로 부끄럽고 아만심에 빠져있던 나의 참모습이 보이는 순간! 정말이지 부끄럽고 무안스럽고 누구에랄것 없이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은 어느장소에서든 변화된 나의모습의 발표시간이 주어지면 당당하게 위와같은 내용을 밝힌다.
이세상에서 나 아니어도 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신 어르신께 다시한번 감사함을 느끼며 어르신들을 케어하는데 있어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케어에 임하리라, 다짐해본다...~_~.
 

댓글목록

영산님의 댓글

영산 작성일

정말 공감 하는 말씀입니다
저도 간혹 나 아니면 안되는 줄 알고 날뛸(?)때가 있습니다
허나
지나고 보면 어찌됐던 최선을 다 하면되지
나 아니더라도 어떻게 되기는 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더라도 우선은 나니까 열심히 한다 하는 생각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