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춘희 요양보호사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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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산 댓글 2건 조회 918회 작성일 10-10-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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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수기

영산LTC사업단 변춘희 요양보호사.

 

하루하루 높아져 가는 가을 하늘을 보면,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날이 멀게 느껴집니다.

우연히 실버박람회에 갔다가 영산과 인연을 맺은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서 그런지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에 큰 두려움은 없었어요.

제 생각에 전문성이나 지식보다는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어르신들로 마음을 열고 편안하게 받아 주실거라 생각했어요.

그동안 제가 돌봐드린 어르신이 스무 분정도.. 그 분들 중에 아홉 분이나 돌아가셨어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2년, 돌봐드리면서 즐거울 때 보다는 마음 아프고 힘든 일이 더 많았어요.

특히 어르신들의 살아오신 환경이나 고집들로 인해 때로는 모멸감을 느끼고 견디기 힘들 때가 있었지만, 어르신들을 이해하고 어르신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왜냐면 이 또한 우리가 감내해야하는 일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21세기에 살면서 멀지 않은 날에 나도 어르신들과 같은 노인의 길에 들어선다고 생각하니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시대나, 어느사회나 가난하고 힘없는 노인, 관심에서 소외되는 외로운 노인, 병마와 싸우고 있는 노인들이 있기에 우리의 일은 더 의미 있고 보람되고 빛나는 일이라고 자긍심을 가져봅니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가사하나 틀리지 않고 ‘메기의 추억’을 부르던 조명오 어르신, 2년동안 한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못했지만 눈으로 마음으로 대화했던 최숙희 어르신, 영국신사같은 매너의 이유상 어르신, 천사의 미소 이강용 어르신, 한분한분 모습이 떠오르고 마음이 아려옵니다.

부디 저 세상에서 편안하시길 바라며 지금도 빨리 저 세상으로 떠나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사시는 날까지 평안하시길 빌면서 오늘도 내일도 양심에 부끄럼없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 변춘희 요양보호사 선생님께서 그동안 일하셨던 것을 바탕으로 수기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우리 요양보호사 선생님들도 많은 수기를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나래쉴님의 댓글

나래쉴 작성일

변선생님에 마음을 알것같습니다
전이제 2년 햇병아리지만 여러어르신들과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사람한사람 사연과 어려움이 우리를 힘들게도 하지만 보람도 많습니다
우리에 노년이라 생각하며 이야기들어드리고 원하시는일 돌봐드리고 어느분을 만나든
개울물이 강물과 함께흘러 바다로가듯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려 노력해봅니다

창희님의 댓글

창희 작성일

*~~모처럼  들어 와 봤더니  변 선생님  글이 올라 와 있네요~
 우리 요양 보호사들은 어르신 들과 생활하면서  슬픈일  마음 아픈일
웃기는일 황당한일  다양하게 얘기꺼리도 많기에 더욱 보람을 느낌니다~~
먼 훗날  저승에 가면 분명  천당에서 대접받으며 생활하지않을까 믿습니다~ ㅋㅋ~